나의 기력상승법은 '이것' 이였다.

정범희
2021-07-07
조회수 676

사연 제목 :  나의 기력 상승법은 '이것'이였다.


사연 내용:   


안녕하세요.  현재 전역한지 일주일 정도 된 파릇파릇한 군인입니다.


저는 바둑을 크게 두번 배웠습니다.  첫번째는 아주 어렸을 때 엄마 손에 이끌려 배웠습니다. 

두번째는 군대에서 배운 것입니다.


어렸을 때는 그렇게 잘하지 않았습니다.  기껏해야 날일자 눈목자 두칸 정석 몇개 정도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한 2달 정도 하고 그뒤로 제 인생에 바둑은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군대에서 한 동기를 만났습니다.  어느 날 뉴스 시청 시간에 뉴스에서 신진서 선수의 승리 소식(아마 남해 7번기)이 들려왔고 제가 아는척을 했습니다.

"와 진짜 요새 저분이 대세라던데"  

그러자 제 동기가 "너 바둑 알아?" 라고 물어봤고  그냥 어렸을때 잠깐 했다고 대답했습니다.


그친구는 자기도 어렸을때 아마1단까지 했고 실제로 대회까지 나가 10번기 대국 8승2패로 3등을 한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 2패를 누구한테 졌냐고 물어보니 전승 우승자 2명한테 나란히 졌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그 이후로 자연스럽게 저와 대국을 하게 됐습니다. 물론 전 당시 18급도 안되는 수준이니 탈탈 털렸습니다. 


그런데 이 친구는 참.. 매몰차게 저를 상대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단 한수도 저를 봐주지 않았고, 복기도 그냥 몇수만 집어주는게 끝이였고 .. , 가르쳐주는건 아에 없었습니다.


심지어 지금 생각해보면 수들 자체가 일부러 저 찍어누르게 좀 둔게 있었습니다. 일부러 사활 걸리게 둔다든지..


그렇다고 자주 둬주냐 그건 또 아닌게 흥미가 없으면 안뒀습니다. 오죽하면 제가 라면 한개 줘야 둬줬으니까요.


그렇게 저는 예정되어 있던 부대 개편으로 부대가 바뀌게 됩니다.  그 친구와는 부대가 달라졌고 저는 그 뒤로 분노에 가득 차 공부를 시작합니다.


오로지 그 새.. 그녀석 이겨먹어보려구요


자기개발지원 비용 10만원을 전부 바둑책을 샀으며 폰받으면 유튜브 강의를 찾아보고  타이젬으로 실전 연습을 했습니다.


그때 무렵 털남자 바둑톡방도 들어가고 바둑인도 알게됐고.. 길해정 선생님도 알게 됐습니다.


그렇게 저는 질높은 복기와 공부 노력으로 8개월정도에 타이젬 1단을 달성합니다.



누군가는 감사하게도 제 기재가 엄청나다! 라고 말씀해주셨었는데 이제서야 양심고백하면  제 기력 상승법은 그냥 


'분노에 사무친 노력'이였다는거...^^....




PS.  저를 무참히 밟은 그녀석은 제가 1단 소식을 알리자

"왜그러는거야 이러시는 이유가 있을거 아니에요" 이라는 짧은 답변을 보냈고  저랑 둬주지 않습니다...



PS2 .   그 뒤에 어렸을때 대회 입상은 없지만 아마 1~2단 뒀던 후임,선임을 만났는데 제가 모두 쉽게 이겨서 대리만족 했습니다.

서커스 코끼리 현상때문 일까요 근데 아직 그친구는 다시 둬도 못이길거같은 두려움이 좀 듭니다



선생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PS2에서 언급했던 친구들을 쉽게 이겼다면 본문의 친구도 이길수 있을까요?

그래도 대회 입상자면 클라스가 다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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